
그런데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다. 기다릴게 꼭 와,라고 전화가 왔다. 어제의 캡사이신맛(?)피자때문인지 일어나서부터 복통이 시작되었다. 다른 사람은 괜찮을까 몰라 ㅡㅢ 아둥바둥 거렸으나 외출 실패
나는 충남 아산에 있어야 하는데, 집에 있다. 님들아 미안해염;; 으헝 ㅠ_ㅠ 아침일기 끗
@사진은 지난 달 휴대폰에 저장되있던 것. 뽑보컷도 있었는데 료가 할아버지같이 나와서... (′Д`)y-~

독립적인 고양이들은 어떤 것의 위에 올라앉아 있는 것을 즐긴다.
침대에 머플러가 하나쯤 올려져 있다면 그 위에 사뿐 하고 올라가 자리잡는다.
책상 위 작은 종이라던가, 모니터까지도. 다른것들이 마땅치 않으면 키보드 위에-
어디든지 자신을 위한 자리가 된다.
비록 그 공간이 아주 협소할지라도 말이다.
어제는 자던중에 다리를 조금 뒤척이다 겨우 좀 더 편한 곳을 찾아서 아침까지 그 자세로 잤는데,
일어나서 보니... 나는 반쯤 모로 누워서 다리를 엇갈리게 하고 있더라.
오른쪽 허벅다리 아래에 ㅋㅋ가 (깔려)있었고, 왼쪽다리 발치엔 료쁘니가 보송보송 쿠션이 되어있었다.
료 배에 머리를 기댄 적은 몇 번 있었지만 ㅋㅋ는 항상 몸의 일부를 나와 붙이고 자는 것이 습관인데...
놀라서 ㅋㅋ를 보니, '잘잤냐, 오늘만 봐줬다' 하는 졸린 표정.
위를 좋아하는 고양이가 내 다리 아래에 있었다는게, 왠지 나 위로받은 기분?
ㅋㅋ의 배려로 오랜만에 편하게 잤다 덕분에.
아 역시 고양이가 좋아


↓ U110 으로 찍은 사진 몇 장. (only resize)
오래되어 희미하게 바랬지만 따뜻한 기억의 날 중엔 이런것도 있다
바깥에서 일과를 마치면 언제나 비어있는 내 방으로 되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은 느긋하지만 길기도 해서 여기저기 들렀다 가기도 했다
평화로워보였지만 건조하고, 불안함을 감추고 있던 나날이었다
그런 생활 중에 어느 날 집에 작은 손님이 며칠간 머물게 되었다
업무가 많지 않았는데, 회사에 퇴근이 늦어지게 되면 약간 초조해질 정도로
나는 내 생각보다 그 작은 손님의 존재를 반기고 있었다
퇴근을 하는 즉시 집으로 총알같이 달려가서 곁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 당시에도 그렇게 집으로 와서 나는 할 일을 하며 내 시간을 취했지만
당연한 듯이 한 공간을 공유하고 있는 작은손님을 의식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
그 존재감이 빚어내는 묘한 분위기때문이었다
나는 그 전까지는 단 한번도 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었다
어린시절 집에 강아지가 몇번 있었던 적은 있는데, 짤막하기도 했고
그냥 단지 이벤트성 기억이랄까 그런 느낌이 강해서
나 스스로가 보살핀 적은 없었다
분명 나는 대학을 다니기 전까진 가족과 함께 살았었고
집 안 타인의 존재감에 대해서는 익숙해 왔을테다
그런데 지역을 옮기고 처음가진 내 방이었기에,
빛이 잘 들지 않아 약간 어두운 방이었기에,
짐이라고는 컴퓨터 뿐이어서 하울링이 있었던 방이었어서 그랬던 걸까
그 며칠 사이 그곳은 다른 장소가 되었던 것이다
생명감.
따뜻하고 부드러운 움직임이 늘 있는 공간
문을 여는 순간에는 혹시 밖으로 고개를 내밀지 않을까
꿈틀거리며 발을 문틈으로 밀어넣고 조심스럽게 열어본다.
들어가서는 잠시 서서 묻혀온 냄새를 검사받고, 곧이어
내 청바지를 뜯기 시작하면 '아, 집에 왔구나' 하고 그제서야 관문을 통과한 듯 놓이는 마음.
작은 손님이 원래 있던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온다.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작은 스피커를 휴대용 CDP에 연결하고,
오아시스 CD를 오랜만에 꺼내들었다
노래를 따라부르면서 벽에 기대어 GQ를 보고 있었다
작은 손님은 책장을 넘기는 손 외 남은 내손위에 머리를 얹고
기분좋아하며 쉬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사실 난 시간이 흐르지 않길 그리고 그 반대의 마음도 갖고.
바램이 반영이 되었는지 오랜 시간이 흐른듯 느껴졌다
이정도면 충분해
얼마지않아 익숙하게 묵직한 엔진소리가 집가까이에서 들리자,
작은 손님은 곧 일어나서 현관근처 싱크로 가볍게 점프한다
엔진소리가 한참을 들렸는데 발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주차때문에 주인아저씨랑 잠시 협의중. 이었다고 한다
문이 열리고
작은 손님을 데리러 온 그 사람은 상냥한 표정으로 인사를 하고
미열이 조금 있다고 한 나를 걱정한다
손에는 장미꽃과 케잌이
나는 평화로웠던 손님과 나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못해 순간 아쉬웠다
그렇지만 그 사람은 알아채지 않았을까
아마 알고 있었을거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