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려고 누워서 TV를 켰다가 케이블 방송이 끊긴 것이 생각나서 유선채널을 재설정 하고 있었다. BS2 채널을 지나는데, 생생한 목소리... 아... 이 목소리는 hyde...
초등학교 졸업 즈음 부터 일본문화, 그 중 일본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나. 중학생 때 L'Arc~en~Ciel 이라는 밴드를 알게 되었고 정말 깊이 빠져들었다. 당시엔 일본문화가 전면 통제됐었었기에 음반을 구하거나 접하기가 쉽지 않았다. 밀수입한 음반을 5만원~8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구입을 했었는데, 그 때 내 용돈이 5만원이었던 걸 생각하면... 중학~고등학교 시절 동안 일본에 펜팔 친구가 몇 있어서 가끔 음반을 보내주긴 했는데 안타깝게도 난 L'Arc~en~Ciel의 앨범을 부탁할 만큼의 뻔뻔함을 갖고 있지 않았었다. 한 달 용돈을 모두 털어서라도 사야만 했다. 전혀..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앨범들이었고 간식을 못먹었더라도 털끝만큼도 후회한 적 없다.
영상으로 라이브로 보고 싶은 마음에 여기 저기 알아보다 아는 친구의 친구의 아는 분을 통해 비디오 테입 하나를 구했고, 복사를 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 L'Arc~en~Ciel / Tokyo Dome Live 1998 일거다. 여기서 그 영상물의 질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 테입은 LD를 플레이해서 VTR로 뜬 뒤, 그 테입을 복사하고, 복사하고, 복사하고, 또 복사한...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저질이었다. 그런데도 얼마나 기뻐하며 소중히 여겼던가. 볼 시간이 마땅치 않아서, 부모님께서 모두 잠드시길 기다린 뒤 조용히 거실로 나가 테입을 넣고 TV에 헤드폰 잭을 연결하고 두근두근. 아아... 거의 흑백에 가까운 수준.. 포토샵 노이즈 필터 30% 정도의 화질...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반해버렸다. Hyde 라는 사람에게. (모든 멤버를 좋아하고 존경한다)
난 Hyde가 지구인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Tokyo Dome Live 1998은 3시간 30분 동안의 공연이었고, 옷을 갈아입거나, 쉬는 타임 같은 건 없었다. 아... 이것이 공연이구나. 콘서트란 이런 것이다. 그의 풍부한 성량에, 말 울음 같은 히히힝 거리는 그 음색이 머릿속을 맴돌아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 때의 난 이층침대의 2층을 썼었는데, 언니가 깰 새라 어둠속을 조심조심 기어 올라가 해가 뜰 때까지 두근거리며 비디오 테입을 꼭 안고 있었다.
나에게 그런 존재였던 L'Arc~en~Ciel LIVE. 음반도 훌륭하지만 그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생생했던 공연. 실제로 한 번만 들을 수 있다면. 하고 늘 늘 생각했었다. 파리에서의 공연... 보는 동안 부러움에 정말 배가 아파왔다. 공연장 가득 메운 사람들... 이탈리, 독일, 프랑스... 그들은 일본에서의 공연과 마찬가지로 일찍부터 입구에 줄지어 있었다. (그들 중 하나였으면)
모두는 열광했고 놀랍게도 모두 일본어로 된 가사를 따라 부르는 모습이... 공연 중간에 (정말 멋진) 기타리스트 Ken이 폭죽에 잠깐 주저 앉았을 때 눈물을 글썽이는 팬들도 있었다. Stay away 를 보컬인 Hyde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이 불렀는데, 공연장의 팬들은 즐거워하긴 했지만 난 역시 Hyde가 불렀으면... 하고 생각... ㅎㅎ
My heart draws a dream, Get out from the shell, Ready steady go, Neo Universe, Honey, Seventh heaven... 등 많은 곡이 나왔지만 NHK 방송시간 때문에 편집이 되었는지 紅, Dearest Love, Driver's high 등의 곡이 없어서 아쉬웠다. (방송용 편집본 외에 전체 분량 공연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방금! 이거 보면 난 언제 자니!!) 마지막 곡은 あなた..... Tokyo Dome Live 1998 때가 떠올랐다. 클라이막스를 관객에게 부르게 하는... 역시 이것이 라이브다... 2005, 2008 in Asia(Seoul) 모두 못 갔지만... 언젠가는 꼭!!!
あなたがいるから......





